BLOG전자출판

전자책 편집, 작은 차이가 56배의 생산성 차이를 부른다.

지금으로부터 약 7년 전 난 지도제작회사에 입사했다. 서울에서 애니메이션을 하다가 그만두고 낙향해서 고향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다가 창원의 한 지도 회사 사장의 권유로 함께 일하게 되었다. 그 사장님은 내겐 참 고마운 은인이다. 그분은 그 회사에 입사하기 전에도 아무 댓가도 없이 자리 못잡던 나를 경제적으로 지원해 주시기도 했었다.  그리고 회사를 나와 독립했을 초기에 그 회사 홈페이지 개발을 맡기는 등 일감을 주어서 자리잡는데 많은 도움도 주셨다.
 그 회사에 들어가서 초기에 있었던 에피소드를 두 가지 나누면 이렇다. 작업 방식을 따라 생산성이 얼마나 차이가 나는가에 관해 적절하게 보여주는 에피소드다.
 지도 회사에서는 크게 두가지 업무 영역이 있다. 지도 데이타를 수집하고 만드는 영역과 그 데이타를 책이나 디스플레이용으로 편집해 내는 영역이 그것이다. 지도 데이타를 만드는 부분도 일정 부분 전자책과 관련이 없진 않지만, 책으로 만들어 내는 부분은 책 출판 부분과 동일하다. 심지어 판매 마케팅도 비슷하다.
에피소드#1 56시간짜리 일을 단 한시간에!
 그 회사에 입사해서 처음 한 일은 지도데이타를 2절 사이즈의 한 장짜리 지도로 편집하는 작업이었다. 이전까지 하는 담당자는 AutoCad로 작업된 데이타 파일을 일러스트파일(ai)로 바꾸어서 그것을 맥 기반의 쿽 3.3으로 최종 편집 작업하고 있었다. 물론 큰 문제는 없었다. 하지만 지도는 일어와 중국어판도 동시 제작을 하고 있었는데, 바로 이것이 문제였다. 쿽3.3은 일어와 중국어 편집이 되지 않는지 그 담당자는 참 어렵게 그 일을 하고 있었다.
  1. 일어와 중국어 번역을 해서 워드파일로 받는다.
  2. 일어와 중국어를 벡터 파일로 따서 주는 업체에 맡겨서 그림 파일을 받는다.
  3. 일어와 중국어 지명을 전부 하나 하나 그림으로 붙인다.
 바로 위와 같은 3단계 공정을 거쳐서 작업을 하고 있었다. 물론 외국어 폰트를 벡터이미지로 따서 주는 회사에 한 편당 50만원 가량 추가 비용을 들여서 말이다. 그렇게 해서 총 작업 시간이 7일 정도 소요되고 있었다.
 난 저 일을 1시간만에 처리했다. 그리고 며칠 쉬엄쉬엄 놀다가(?) 사장님께 보고했다. 그래도 사장님은 좋아하셨다. 50만원 아끼고 3일만에 일이 끝났기 때문이다. 그 비밀은 바로 인디자인에 있었다. 난 맥PC를 치워버리고 윈도우PC에서 인디자인으로 작업을 했다. 인디자인은 word상의 일어와 중국어를 그대로 복사 붙이기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앞 사람의 경우, 하루 근무시간을 8시간을 잡으면 거의 56시간을 들여서 그 작업을 했다. 하지만 난 단 1시간만에 처리했다. 그 차이는 56배에 달한다. 아마 내가 전임자의 방식을 답습했다면, 또한 인디자인에 대한 지식이 없었다면 그 재미없는 일을 지루하게 하고 있었을 것이다.
에피소드#2 PDF 활용으로 생산성을 극대화
 이번에 지도책을 출판하던 부서와의 충돌 에피소드다. 7~8년 전만해도 PDF라는 것이 생소했다. 물론 PDF를 보기 위해 어크로뱃 리더는 많이들 사용했지만, 그 PDF파일을 활용해서 출판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많았다.  300쪽 정도의 올칼라 지도책을 편집하던 부서는 정말 무식한 방식으로 일을 하고 있었다.
  1. 캐드파일에서 페이지에 들어갈 지도를 일일이 자른다.
  2. ai파일을 변환한다.
  3. ai파일에서 일일이 재편집한다.
  4. ai파일을 모아서 출력소에 맡겨서 출력한다.
 난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 부서는 쿽 조차 사용하지 않고 있었다. 맥 사용하는 것이 번거롭다면서…이해가 되지 않는 건 아니다.
 그때만 해도 맥에서 캐드파일을 보거나 편집할 방도가 없었다. 그리고 PC용 쿽이 있었지만 그들은 몰랐으며, 인디자인도 있었지만 물론 몰랐다. 그 부서는 맥과 PC를  드나들며 일하느니 그냥 PC로만 작업하는 것을 선택 했을 것이다. 어차피 그 일은 자기 일이 아니라 회사일이었으니 구지 빨리 작업할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아마 일을 해본 사람은 알 것이다. 일러에서 페이지 많은 책을 편집한다는 것이 얼마나 무식한 일인지를. 마스터 페이지를 사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일일이 복사해서 반복되는 부분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난 해결책으로 PDF+인디자인 시스템을 사용하길 담당 실장에게 권했다. 하지만 그 분은 거절했다. 구지 빨리 일해서 좋은 게 뭐가 있냐면서..난 원만한 관계를 위해서 더 이상 그것을 권하지 않았다. 그분이 만약 자기 사업을 하는 입장이었다면 약간 달리 생각했을 것이다.
 같은 일을 몇 년전 독립해서 나는 조금 다르게 일을 했다.
  1. 캐드파일을 한 장 자리 지도 PDF로 컨버터한다.
  2. 인디자인에서 각 부분을 페이지에 불러와 조판한다.
  3. 마스터페이지 디자인한다.
그들이 한달이 걸릴 일을 며칠만에 끝냈다. 게다가 훨씬 디자인이 깔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부분이 있다. 같은 백터이미지라도 ai와 PDF는 용량 차이가 크다. PDF가 훨씬 가볍다는 말이다. 그 말은 작업 처리 속도가 빠르다는 말이다. 차후 업데이트할 시 편리하다. 지도 한장만 수정하면 되기 때문이다. 보이지 않는 비용 절감 요소다.
  내 친구가 운영하던 편집 디자인 회사는 내 권유를 받아들여서 지방에선 비교적 일찍 PC기반의 인디자인으로 전환했다. 그 친구는 지금도 그것을 참 잘했다고 말한다. 그 친구 역시 규모가 큰 회사에서 종이출력이 아닌 PDF파일로 교정보길 원할 때 난감한 적이 많았었다. 옛날 쿽파일은 PDF로 내보내기가 바로 되지 않았기에 따로 대행업체에다가 PDF로 만들어서 가져와야 했었기 때문이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시간 소요가 더 문제였었다. 그 모든 문제가 PC기반의 인디자인 도입으로 해결되었다. 난 초기에 친구에게 인디자인 사용법을 많이 전수해 주었었다. 요즘 그 친구는 일본이나 싱가폴에서도 일감이 따오고 있는데, 듣자하니 모두 인디자인 작업파일을 원한다고 했다.
 두 에피소드는 바로 시대에 맞는 적절한 워크플로우 시스템은 엄청난 생산성 효과를 선물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들의 방식을 잘 바꾸려 하지 않는다. 귀찮거나 두렵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그로인해 돌아오는 것은 직접적인 시간적, 비용적 손실이다.
인디자인 초기 유저에서 다시 맥으로!
 재밌는 것은  내 주변의 디자이너들에게  PC 기반 인디자인으로 전환할 것을 적극 권했고 노하우도 전수하기도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몇 년 전부터 맥으로 은근슬쩍 전환했다. 바로 아이패드의 등장으로 전자책에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전자책 제작을 실험하던 몇 년전, 전자책 솔루션에 있어서는 아직 윈도우즈 기반 보다는 맥 기반이 더욱 풍부하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맥과 윈도우즈 두 플랫폼 모두를 지원하는 프로그램들도 대부분 맥기반에서 성능이 더 뛰어났다.
 그땐 윈도우즈데스크톱+맥북에어를 사용하고 있었다. 과감하게 두 기기를 팔고 아이맥+델노트북으로 전환했다. 지금은 윈도우즈PC에서도 다양한 전자책 에디터들이 등장했다. 하지만 아직은 맥에 비해선 풍부하지 못하다. 또한 아이패드로 대표되는 멀티미디어 전자책 시장에선 맥이 없으면 아무래도 활동폭이 좁다.
 전자책을 제작한다는 사람들 중에서도 무조건 공짜 솔루션이나 저렴한 소프트웨어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건 비싼 것은 다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난 비교적 생산성 향상을 위한 투자는 아끼지 않는 편이다. 전자책 관련된 솔루션이라면 액수에 상관없이 무조건 사서 테스트를 많이 해보는 편이다. 무엇이든 잘하긴 위해선 투자가 필요한 법이란 걸 많이 경험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그것이 현명한 판단이라고 믿는다. 그런 테스트를 통해 아주 효과적인 방법을 발견했을 때 기쁨이란 이루 말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 시행착오 속에서 말로 다 표현 못할 노하우가 쌓이는 것은 덤이다.
전자책으로 출판할 좋은 원고나 아이디어가 있으신 분들 문의 대환영~~